‘LG家’에서 계열 분리하는 구본준 LG 고문의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LX Holdings)가 지난 3일 출범했다. LG의 새로운 방계 그룹이 공식 탄생한 것이다. 

 

LX홀딩스는 이날 창립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구본준 LG 고문을 LX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본사는 LG상사가 위치해 있었던 서울 광화문 LG광화문빌딩이다. 첫 영업일인 3일에는 별도의 출범행사는 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출범사에서 “LX홀딩스에 속한 자회사는 국내 팹리스, 인테리어 자재, 화학소재 MMA, 포워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우리 안에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개척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등 DNA를 LX 전체에 뿌리내리고, 가장 소중한 자산인 사람을 통해 구성원 모두의 자랑이 되는 좋은 기업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구 회장은 고(故) 구자경 LG 2대 회장의 3남으로, 지난 1985년 금성반도체에 입사해 LG반도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으며 그룹의 주요 변화 시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던 승부사로 평가된다. 이번 계열 분리는 구인회 LG 창업회장 때부터 그룹 경영권은 장남이 잇고, 동생들은 일부 회사를 분리해 독립해 나가는 전통에 따라 이뤄졌다.

LX홀딩스 출범에 따라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가 자회사로, LG상사의 자회사 판토스는 손회사로 구성됐다. 5개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6조248억원, 영업이익은 4천25억원이다. LX홀딩스를 포함한 자산총액(공정자산)은 8조원 안팎으로 추정돼 재계 재계 50위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LG그룹과 공식 계열 분리 후 LG상사는 LX글로벌, 판토스는 LX판토스 등으로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다.

앞서 LX홀딩스는 계열 분리를 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 중 LX글로벌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LX글로벌은 2차전지 원료인 미래 광물 분야와 신재생,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전문설계) 기업인 실리콘웍스도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실리콘웍스는 현재 주력인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DDI) 사업에 이어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유망 신사업을 적극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물류 업체인 LX판토스는 상장(IPO)이 예상되는데, 이를 통해 유치한 자금을 그룹 신사업 확장에 투자한다는 시나리오다.

LX홀딩스는 또 이날 대표이사에 송치호 사장(전 LG상사 대표), 최고인사책임자(CHO)에 노인호 부사장(전 LG화학 CHO 전무), 최고전략책임자(CSO)에 노진서 부사장(LG전자 전략부문 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박장수 전무(㈜LG전무)를 각각 선임하며 경영진의 진용도 꾸렸다.

한편 LX홀딩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 CI(Corporate Identity)와 의미를 공개했다. LX의 L은 연결(Link)을, X는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 지속 가능한 미래(Next)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CI에 따라 LX홀딩스에 속한 5개사의 상호는 각 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하반기 내 변경 할 예정이다.

앞서 LX홀딩스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영문 사명 사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으나, 출범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LX 사명을 공동 사용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논란도 일단락됐다. LX홀딩스의 계열 분리는 ㈜LG의 변경 및 재상장일인 이달 27일 마무리된다. ㈜LG는 지분 정리 등 LX 분리 작업을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기업 분할에 따라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저작권자 © 파이브에코(FIVE ECO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