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오는 2025년부터 적용할 인텔 18A(옹스트롱, 1.8나노) 공정을 위해 네덜란드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High-NA EUV) 노광 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윈스캔 EXE:5200'으로 명명된 이 장비를 성공적으로 양산 적용하면 인텔로선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삼성전자를 단숨에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SML은 이 장비를 개발해 오는 2024년부터 미국 오레곤 주 힐스보로 등 인텔 반도체 생산 시설에 공급한다. 하이 NA는 ASML이 개발한 EUV 노광 장비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인텔은 0.55 NA(노광렌즈수차) 플랫폼 기반 노광장비인 트윈스캔 EXE:5200을 공급받아 오는 2025년부터 초미세공정 기반 제품 생산에 활용한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해온 ASML과 인텔의 향후 협력 관계다. 실제 이날 ASML도 인텔에 신형 EUV 노광 장비를 공급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SML이 고객사 정보를 직접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향후 양사의 기술 협업이 무게감 있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만큼 이번 장비가 갖는 의미가 크다. 트윈스캔 EXE:5200은 0.33 NA 플랫폼을 적용한 기존 기기에 비해 보다 정밀하고 미세한 회로도를 웨이퍼에 그릴 수 있는 장비다.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은 200매 이상이다. 이를 통해 회로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 사용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앤 켈러 인텔 기술개발 그룹 수석부사장은 “인텔은 반도체 식각 기술의 선두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며 지난 해부터 EUV 관련 경험과 생산 능력을 확충해 왔다. ASML과 긴밀한 협의 아래 고해상도 식각이 가능한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활용해 무어의 법칙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는 “High NA 시스템 기반 EUV를 통해 ASML은 복잡성을 줄이고 비용, 장비 생산 시간, 에너지 사용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7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엑셀러레이티드’ 행사를 통해 오는 2024년부터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 ‘리본펫’ 기반 인텔 20A 공정에서 차세대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공정은 웨이퍼에 0.1nm(나노미터) 단위 미세한 회로도를 새겨야 하기 때문에 기존 장비로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 차세대 장비는 시장 판도를 바꿀 인텔과 ASML의 야심작인 셈이다. 

인텔이 이번 신장비를 통해 오는 2024년부터 생산할 20A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의 2나노미터 공정과 비슷한 수준의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3나노 공정기술을 1차 도입하고, TSMC가 하반기 3나노 양산을 시작하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인텔은 양사가 2022~2024년 3나노를 거쳐 2나노 공정 기술을 선보일때 쯤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한다. 

앞서 인텔은 최근 모바일 AP 선두 업체 퀄컴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을 이용해 첨단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파운드리 미세 공정 도입에 따라 고부가 AP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3나노 이하 첨단 미세 공정 도입이 필요하다. 

한편 최근에는 인텔이 앞으로도 TSMC와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중국 언론 콰이커지에 따르면 인텔이 반도체 전략을 변경하면서 자체 프로세서 생산 이외에 파운드리 기업과 협력을 강화키로 하면서 3나노에 이어 2나노 공정 개발에서도 TSMC와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스랜드(Northland)증권의 거스리처드(Gus Richard)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텔이 3나노 공정에서 TSMC에 파운드리를 맡길 예정인 데 이어, TSMC와 2나노 공정 개발 협력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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